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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인태

펄펄 눈이옵니다. 하얀 눈처럼 맑은 하늘소마을 아이들

갑작스럽게 내리는 눈이 내립니다.

오늘로 장수로 돌아온 지 4일째 되는 날입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만해도 집안 온도가 4도였습니다.  

물을 빼고 집을 비웠는데, 물이 남아있었나봅니다. 보일러도 얼고, 수도도얼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봉석씨는 멘붕인듯 싶습니다. 우리부부만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어린 인태를 차가운 방에서 있게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스보일러를 활용해 집안을 8도까지 올렸습니다. 새벽에 다시 눈을 떴는데 너무 춥습니다. 밤새 다시 온도가 내려간거죠. 그런데 봉석씨가 이제 화목보일러가 녹아 나무를 때도 된다며 불을때기 시작합니다. 혼자 잠을 설치며 해동했나봅니다. 든든한 신랑덕에 저는 인태랑 푹 잤네요. 이제 얼어붙은 수도를 녹여야합니다. 집안 싱크대물은 잘 나오는데 욕실은 얼어버렸네요. 씻고싶은데...이틀째 못씻고 있습니다. 마을주민에게 전기난로를 빌려와 녹이고, 싱크대에서 뜨거운물을 받아다 욕조와 큰 대야에 물을 부어 수증기를 만드니 드디어 물이 나오네요. 히히 이것도 봉석씨가 애를 쓴 덕입니다.  

 

오랫동안 비워둔 덕에 정리할 것도 청소할 곳도 많습니다. 오랫만에 저는 음식을 해 보는데 맛은 생각안하고 그냥 먹습니다. 다행이 저장해 뒀던 양배추, 당근, 감자, 양파가 잘 있었네요. *^^*한동안 요녀석들로 밥상이 차려질 듯 합니다.  

뭐처럼 밥을 먹고 생강차 한잔씩 마시며 여유를 누리고 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오려나...했는데 펑펑 내리더군요. 거실 큰 유리앞에 인태와 둘이 밖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펄펄 눈이옵니다.

하늘에서 눈이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눈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

"누나 누나~ 혀~어엉..." 인태가 밖에서 뛰어다니는 마을아이들을 봤네요.

인태의 이야기를 들은걸까요? 5~6명이 되는 마을아이들이 저희 집안으로 뛰어들어옵니다.

인태는 좋아 어쩔 줄 몰라합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않아 아이들은 저희집이 덥다며 나가야겠다고 하네요. 여러명의 아이들이 활기차게 놀기에는 좀 좁은 모양입니다. 형, 누나들이 밖으로 나가니 인태도 나가고싶어 동동 발을 구릅니다.

 

"이모, 인태도 데리고가면 안돼요?"

"그럼 이모도 같이가도돼?"

"그럼요~!!"

 

서둘러 인태에게 옷을 입히고 따라나섰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이 넓은 우리 윗집에서 눈싸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태손을 잡고 같이 놀고있는 두 누나들은 눈을 뭉치면 먼저 인태손에 쥐어주고, 자신들이 놀 눈을 다시 뭉치네요.

같이 눈싸움을 하는 형들은 이런 누나들이 준비할 때까지 휴전!!을 합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하고있는 모습이 감동스럽더군요.

 

우리하우스와 뒷 산

신이난 동네꼬마들~

마을 풍경. 진강이가 올라오네요~

 

누나들 옆에서 인태도 신이났습니다. 넘어지면 어때요? 예쁜 누나들이 달려와 손잡아주는데요.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넘어지고...인태가 장수로 돌아와 신나게 눈놀이를 하네요~

 

 

누나랑 나란히 걷기도 하고, 누나가 만들어준 눈을 던져보기도 합니다.

 

 

인간눈사람????인태????

 

 

눈이 더 많이내리기 시작하네요.

저는 인태에게 추우니 들어가자고 하는데, 인태는 안들어가겠다고 때를 씁니다.

마을회관으로 장소를 이동한 누나, 형들을 따라가겠다고 우산하나들고 저렇게 내려가네요.

 

 

저도 어렸을 때는 감기가 걸려도 눈놀이 하는 걸 좋아했었던 것 같은데...어느 새 눈이 많이오니 집에 들어가자며 걱정하는 엄마가 되어버렸네요.

 

 

인태가 쓰고있던 우산을 내립니다. 무겁나? 했는데...눈위로 우산을 끌며 눈 위에 흔적을 만들고 놀고있네요. 한참을 그렇게 놀더니 "집에 집에"하며 저에게 옵니다.

 

 

그리고 제 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길

"포도"

"뭐??"

"포도...포도....포도포도포도 이~~~"

"아...뽀도독???눈 밟는 소리?"

 

눈을 밟는 것, 눈 밟는 소리를 듣고 눈을 온몸으로 느끼는 이 순간이 인태에게는 몸서리치도록 좋은가봅니다.

 

요녀석..

요런 모습을 보니 피곤함이 싸~악 사라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