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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살이/태국이야기

토종종자 그리고 지역음식

작년 5개월동안 태국에서 태국인처럼 살고싶은 마음에 한국의 양념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장에서 맛보았던 태국식 김치


시장에서 조금씩 사먹다가 주인집 어르신께 여쭙고 만드는 걸 배웠었지요. 


김치만드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더군요. 


우선은 햇볕에 야채를 잘 말려요. 그리고 소금을 넣고 빨래를 빨듯 말린 채소에 소금이 흡수되도록 합니다. 

소금이 채소에 흡수되어 조금 흥건해 지면 물을 넣고 씻어줍니다. 

한 두어번 씻어낸 채소의 간을 보고, 간에 맞춰 소금을 더 넣어 조물조물 하면서 찹쌀뜬물과 코코넛물을 넣어 하루 혹은 이틀 상온에서 익혀줍니다. 우리 물김치처럼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주인집어르신이 주로 사용하는 채소는 양배추와 쪽파인데, 채소자체의 단맛이 있어 정말 맛있습니다. 


배추를 사다가 우리나라에서 하듯 김치를 담갔을 때보다 훨씬 맛이 납니다. 

얼마 전 올린 게, 홍합요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각 지역마다 사용하는 요리법들이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배추김치가 맛있는건, 배추 및 들어가는 야채들이 자란 환경이 한국의 차가운 기운에서 자란것들이 그 맛을 갖고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 태국 요리를 배우면서 기후가 만들어 주는 농산물의 맛이 조리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작년 국물요리가 먹고싶어 작은 생선을 사다가 말렸 국물을 내 봤는데, 멸치국물을 낼 수 없었지요. ㅠ.ㅠ



어제는 또이오빠 집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potato"라며 찐 태국감자를 나눠주셨습니다. 껍질이 거칠고 두꺼웠죠. 맛은 그 나름의 맛이 났는데, 우리가 그동안 먹던 감자의 맛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래서 맛있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농기구를 들고 바로 밭에 가시네요. 어머니는 마른 줄기를 보면서 여기야 하고 땅을 팝니다. 이 감자는 덩쿨줄기를 갖고있어 큰 나무 주변에서 자라더군요. 생긴 모양도 우리의 감자와 많이 다릅니다. 



감자 덩이 사이에 뭔가 꿈틀거려서 살펴봤더니...



민달팽이들이 숨어있네요....요녀석들은 다시 나무아래 그늘로 보내줬습니다. 



각 나라에서 먹는 고유음식들을 알아가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입니다. 

조리방법을 배우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계절에 맞춰 먹는 음식들도요. 제철음식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계절에 따라 우리 몸도 달라지고, 달라지는 몸에 맞는 음식을 먹으며 더 건강해 질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굳이 태국에서 한국음식을 찾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작년과 다르게 이번에는 준비해 온 된장, 고추장, 고추가루를 적절히 사용해서 요리해서 먹어보렵니다. 


다....잘 먹고....잘 사는게 좋은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