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녹색연합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많이

얘들아 오늘은 우리 뭐 해먹을까? 닭볶음탕? 된장찌개? 아님 피자?

우리는 아파트 단지 주변에 있는 대형마트에 물건을 사러 갔습니다. 마트 입구에서부터 수십 가지의 과일, 채소들이 가득 차 있고, 한쪽에는 고기와 생선들이 냉장고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요즘에는 마트 곳곳에 간단한 즉석요리한 음식이 있어서 쉽게 구입해 먹을 수 있습니다. 계산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트 안에 있는 제과점에 아침에 먹을 빵을 사러 갔습니다. 늘 먹던 빵을 샀는데, 지난번 보다 가격이 올랐습니다. 제과점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달러가 비싸지면서 빵의 재료인 밀가루와 같은 수입재료도 비싸졌다고 합니다.

너는 어디서 왔니???

집에 돌아와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를 정리하여 냉장고에 넣는데, 제과점 아저씨의 이야기와 함께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지는 거예요. 미국에서 온 옥수수통조림, 빵, 국수 그리고 간장, 고추장, 된장은 모두 미국산 콩으로 만들었더군요. 냉동실에 있는 새우와 냉장실에 있는 고사리, 도라지, 참깨는 중국에서 왔고요. 후추는 인도네시아에서 왔네요? 호주에서 온 쇠고기도 있고, 우리 집 냉장고는 이미 세계화되었어요.



출처: 에너지시민연대


수상한 먹을거리

세계 각국에서 온 음식들을 보면서 올 한 해 동안 시끄러웠던 먹을거리 문제들이 생각나네요. 조류독감으로 오리가 때죽음 당한 일,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유전자조작옥수수를 대량수입한 일, 광우병위험 소고기 수입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일 그리고 최근에 일어났던 공업용 멜라민이 식품에 첨가되었던 일 까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유는 간단해요. 보다 쉽고 빠르게 많은 먹을거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만들어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죠. 먹을거리의 질과 영양을 따지기 않은 먹을거리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이용한 대량생산이 되고, 심지어 농약에 강한 유전자조작식품을 만들어 내게 되었어요. 가축의 경우 좁은 공간에 가두고 낮은 먹이와 성장호르몬을 이용해 빨리 자라게 한 뒤 대량으로 유통이 되어 포장된 상품으로 마트에서 구입이 되는 거죠. 문제는 이런 먹을거리를 먹은 사람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아토피, 비만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지구야 미안해

출처: 강완모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또 다른 장거리 먹을거리의 위험성은 고갈되어가고 있는 석유자원을 이용해 멀리서 이동해 오면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게 되죠. (11월,12월호를 참고하세요) 그 뿐인가요? 생산지에서 소비자가 편리하게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개별포장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처리해야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어요. 뜨거워지는 지구에 쓰레기까지 쌓이게 된 거죠. 따라서 나쁜 먹을거리는 먹는 사람의 건강을 망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구환경에도 나쁜영향을 주고있어요. 이처럼 여러분이 어떤 먹을거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건강은 물론 지구환경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예요.


자연의 속도에 맞춰

푸드 마일 (Food Mile)

푸드마일은 각각의 먹을거리의 이동거리(km)에 무게(ton)를 곱한 값을 말하고 있어요. 즉,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먹을거리의 이동거리를 말하는 거죠. 먹을거리의 이동거리가 길어질수록 에너지를 이용하고 또 그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지구를 더욱 뜨겁게 하게 되요.


좋은 것은 가까이에

유기농으로 재배한 지역먹을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건강한 땅에서 잘 자란 농산물을 꼭 필요한 만큼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전라북도 무주의 푸른꿈 고등학교는 학교운동장 옆에 학교농장을 만들었어요. 학생들은 생태농업이라는 수업을 배우면서, 직접 채소와 닭을 키우죠. 그리고 학생들의 직접 수확한 채소와 유정란은 학교 급식의 반찬을 만들고, 학교 바로 아래동네에서 유기농으로 농사지은 쌀로 밥을 먹고 있어요.

푸른꿈고등학교 학교전경(출처:http://www.purunkum.hs.kr/)



제철음식을 먹는 것

계절의 특징은 뭐죠? 맞아요. 바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렇게 사계절이 있다는 건데요, 예전에는 계절에 따라서 옷을 입는 것도 먹는 것도 뚜렷하게 달랐어요. 요즘엔 비닐하우스 등을 통해 사시사철 원하는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영양가나 맛은 다르죠. 또한 석유가 고갈되어가고 있는 시기에 석유를 이용한 농사는 국제시장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 또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거예요. 건강한 먹을거리는 만들어진 것 보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나오게 되므로 제철에 나오는 먹을거리를 먹는 게 좋아요.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수박, 포도, 복숭아, 참외, 가을에는 사과, 배 그리고 겨울에는 귤을 먹는 거죠.


출처: 에너지시민연대

녹색연합은 지난 11월 초 주말을 이용하여 생태살림학교를 했어요. 개인 혹은 가족단위로 참가한 분

들과 함께 서울에서 약 40분 정도 걸리는 팔당 생명살림에서 농촌활동 했어요. 팔당 생명살림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곳이에요. 우리는 그곳에 계신 농부들의 지도를 받아 마지막 남은 고구마를 캤어요. 땅 위로 살짝 올라온 고구마를 다치지 않게 주변 흙을 고구마가 흔들거릴 때 까지 제거했어요. 그리고 정말 커다란 고구마를 수확할 수 있었어요. 조금 힘든 부분은 부모님께 부탁하고, 쉽게 수확이 가능한 고구마는 동생들에게 양보해서 모두들 재밌는 시간을 보냈죠. 지역에서 전통방식으로 수확한 고구마와 미리 준비해주신 밤, 달걀을 넣고 삼굽구이를 하고, 우리들은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어요. 우리가 만든 두부와 지역에서 갓 수확한 야채가 듬뿍 들은 비빕밥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농부들의 숨어있는 땀방울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먹을거리를 선택하실래요?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보지 않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