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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이맛에 사나봐~

오늘은 퇴근길이 즐겁습니다.
하루종일 우울한 소식들을 접하다가 먹고싶은 것을 만들어 주겠다는 신랑말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국수? 근데 찬걸로...모밀? 냉면? 뭐 그런거???"

대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는데, 오늘은 굳이 열쇠를 꺼낼 필요가 없습니다.

크앙~(우리집 문 여는 소리입니다. 좀 요란스러워서 고칠까 생각했었다가 행여 이상한 사람이 문열면 눈치채기 위해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는데...호호호호

뭔가를 열심히 하고있는 신랑을 보았습니다. 제 입고리는 이미 귀에 걸려버렸습니다. 한동안 저는 퇴근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서 밥을 하곤 했는데...ㅋㅋㅋㅋ 마냥 좋습니다.

오늘은 냉모밀.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그대로 하려나봅니다.

이건...앞치마와 뒤집이를 선물해주신 분께 감사인사를 하기 위해 잠시 포즈를 잡았습니다. 참고로 오늘은 뒤집이들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ㅋㅋ



옷갈아입고, 씻고... 나와보니 일식집에 온 것 같습니다. 모판이 없어 아쉽기는 했지만...정말 그럴싸합니다.

어디 한번 지대로 한그릇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냉모밀을 담은 그릇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쓰시던 그릇인데, 일제시대때 사용하시던 그릇인 것 같습니다. 신랑 말로는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집기들을 갖고오면 일본것으로 바꿔줬다고 합니다. 근데...그때의 일본그릇은 많이 찌그러져 있습니다. 물론, 그 옆에 있는 지금의 일본 그릇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지금은 그릇은 그때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가셔야 했던 도공들의 성과인 듯 예쁩니다.


"와우~~~췌고~~" 제가 두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정말 맛있다고 칭찬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념사진 찰칵~~ 바보처럼 환하게 웃는 신랑의 이 모습이 저는 참 좋습니다.
 

슬슬 배도 불러오고...
"이제 꺼낼때가 된 것같네~"하며 신랑이 냉장고에서 매실주를 꺼냅니다.
하하하하... 가볍게 입가심하면서 이렇게 저녁을 마무리 합니다.


참 행복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