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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결혼

우리 부모님들~ 완전 화사하지?

우린 참 행운인거 같애.
아낌없이 주시고, 또 우리를 존중해 주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있으니까.

어떤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꿈을 자녀들에게 강요하기도 한다는데
난 한번도 내 부모님께서 내가 꿈꾸는 것을 방해하신 적이 없어.

서울에서만 살던 우리 집안에서 농부가 되고싶다고 필리핀으로 떠날때
"그걸 니가 왜 해야하는건데?' 라고 물으시며 못내 서운해 하셨지만
"니 인생 나가 살아주지도 못하는데...네가 알아서 해" 라고 말해주셨지.
그렇게 떠났던 유학길에 사실 난 2달도 안되서 엉엉 울며 전화를 했었어. 17살때 미국가서도 울며 전화한적 없었는데도 말이지.
"많이 힘들어? 힘들면 그냥 들어와. 거기까지 갔던 네가 여기서 뭔들 못하겠니?" 이 말 하나로 난 집중해서 공부하고 시간내에 학위도 딸 수 있었던 거 같애.

우리 결혼할 때도 그랬잖아. 아니 당신과 만날까 말까 고민할 때 부터 난 부모님과 의논했었어.
한번 사귀어 보라고 격려하시고, 당신을 만났을 때는 너무도 좋아하셨었지. 그런 부모님께 정말 좋은 옷 한벌 사드리고 싶었었어. 예쁘고 멋진 모습으로 당당히 사람들 앞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싶었나봐

두 어머니를 모시고 옷가게 가서 서로 옷을 권하며 거울에 비췬 모습에 기뻐하시고, 결혼식 전날까지 입었다 벗었다,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
정말 누구보다 화사한 어머니들이었던거 같애.
그래서 어머니 입장할 때 반주도 "행복한 과일가게"로 했지

 인생이 어떻게 익어갈런지 나는 일 수 없지만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향기가 나면 좋겠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달콤한 포도를 주고,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는 새콤한 레몬을 주지
세상의 과일이 모두 모여 있는 곳
행복한 과일가게 나는 주인이랍니다.


 결혼식에 보면,  신부 아버지는 신부손을 잡고 입장하는데, 신랑 아버지는 어느 새 자리에 앉아계시잖아. 결혼식이 당사자 두 사람만의 행사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사실 부모님은 들러리같은 느낌이라 싫었어. 양가 부모님이 예전 결혼식 생각하면서 나란히 손잡고 들어가게 하고 싶었는데... 같이 옷 사러 다니시면서 친해지셨는지 같은 옷을 입은 양가 부모님이 어머니는 어머니끼리 아버지도 두분이 같이 행진하시기로 했지. 혹시 귀찮아 하시면 어떠실까...고민했는데,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머니들 손잡고 행진하라고 말씀드려서 그랬는지, 이렇게 하시겠다고 의견을 주셨지.

우리 아버지 세대는 참 힘들던 시기였잖아. 식민지시대, 전쟁, 보릿고개까지... 역경의 순간들의 주인공들이셨기에 그 뒷모습이 지쳐보이기도 하지만 당당하실 수 있는거 같아. 더욱이 보수적인 두 분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사상을 인정해 주시니까... 그래서 흔들리는 꽃을 반주로 하고싶었는데...이건 악보를 못구해서 아쉽게 되었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우리의 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