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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밭벼 토종씨앗 산도찰벼를 이영동선생님께 받았습니다.

태국에 있으면서 쌀을 재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논이 없으니 밭에서 재배 할 수 있는 종자를 구하고 싶었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페이스북에서 가입한 "토종이 자란다" 김혜영 선생님께서 장흥에 있는 "이영동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영동선생님은 장흥 농부이십니다. 젊은시절 도시생활이 궁금해 4개월 살다가 아니다 싶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농사를 지으시면서 어머니 향수, 엄니 씨앗을 찾고, 또 토종씨앗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장흥 뿐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다니면서 토종씨앗을 찾아 심고 거두고 나누고 계십니다. 한말씀 한말씀이 보물같은, 선생님 존재만으로도 자연스레 "감사합니다."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씨앗창고는 보물창고였습니다. 

다양한 씨앗들 그리고 어머니께 물려받은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난 우리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씨앗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셨습니다. 



반달미. 하나의 씨앗에 2개의 색이 있습니다. 이런 쌀은 처음봤습니다. ^^




씨앗을 보여주시고는 선생님의 밭으로 저희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씨앗과 함께 들려주시는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씨앗을 받기위해 남겨둔 무우, 배추에서 꽃에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전통농사법과, 채종하는 것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씨앗의 변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 선조들에 손에 의해 지켜내려온 종자, 수백 수십년을 그 지역 환경과 기후와 풍토에 적응 되어있는 종자, 그렇기 때문에 토종은 자기 스스로 살려는 저냑이 있고 종자 수명, 생명력 또한 강하다."


습기를 좋아하는 좋아하는 작물 (배추, 밭벼, 율무, 토란)

건조한 땅에 잘 되는 작물 (콩종류, 잡곡류, 보리, 밀, 고구마)


변이가 심한작물 (배추, 무우, 고추, 호박, 참외, 옥수수: 변이율 30%)

변이가 조금되는 작물 (콩종류, 벼, 잡곡류: 변이율 1%)

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 작물(마늘, 파, 생강, 감자, 고구마) 구근을 심는 작물




선생님께 받은 씨앗을 어떻게 심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밭에 그냥 심을까 생각했다가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드나드는 우리 밭에 씨앗이 자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모판에 씨앗을 심고 모종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보통 바닥에 부직포를 깐다고 합니다. 

저희는 전 주인이 남겨주신 이불이 있어 그것을 깔았습니다. 

그 위에 신문지를 깔고, 활대로 작은 하우스를 만들어 비닐로 덮어 키웠습니다. 

약 보름쯤 지나니 아래 사진과 같이 한뼘정도 자랐습니다.



밭벼를 고랑에 심으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밭에 고랑을 넓게 만들었습니다. 

간격은 25~30 Cm 가량으로 했습니다.

모는 5개~10개정도를 뭉쳐 심었습니다 (아직 심고있는 중입니다. 봉석씨가 고랑하나 만들면, 제가 심고...다행이 벼가 자라는 속도가 조금씩 달라 크게 자란 벼부터 옮겨심고 있습니다.) 귀한 씨앗이 잘 안자랄까 걱정이 되어 5개씩 했다가 숫자를 늘렸습니다.


그런데 동네이웃이 보통 유기농 논은 4개정도를 심는다고 하네요. 4개를 심어도 6개를 심어도 약 30개씩 분화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남은 모는 숫자를 조금 작게 잡아 심어야겠습니다.



밭에 지렁이가 정말 많습니다. 제 호미질에도 화들짝놀라 꿈틀꿈틀 올라왔다가 제 호미질이 멈출때까지 정신없이 길찾다가 잠잠해 지면 조용히 있다가 또 제 갈길가는 지렁이들과 엄청나게 마주합니다. 그러다가 정말 왕지렁이를 만났습니다. 제가 갖고있는 호미길이와 비슷하더군요. 



3고랑. 지금은 4고랑에 벼를 옮겨심고 5고랑째 만들고 있습니다. 

괭이와 호미 그리고 우리 부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태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다른집 모내기 하는 것을 보았나봅니다. 

다른집들은 다 벼를 키운다면서 우리집에서도 벼를 키우니 신난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벼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벼끝이 하얗게 말라있는 것을 보니 왜 그런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렇게 잘 자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제발 우리 밭에서 잘 적응하길 기도하며 밭벼 재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