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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살이/스리랑카이야기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외로운 날 올라갔던 아담스피크 - 스리랑카

스리랑카에 살때 한해에 새해 다짐만 3번씩 했습니다.

1월1일 새해 첫날

우리나라 구정

그리고 4월 스리랑카 설날.

계획했던 것을 지키지 못하면 다시 수정할 수 있어 좋았었죠.

 

2007년 초 스리랑카에 살면서 저한테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마음을 가장많이 나눴던 같은 팀의 언니의 조기귀국

가공센터 시공업체 사장의 불성실함

다가오는 프로젝트 마감시간

열병, 혈소판부족, 수혈, 위장장애.

먹기만 하면 토하고, 너무 배고파서 서글펐던 그 때.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마음을 의지할 수 없어

외롭고 외로웠었죠.

 

그래도 임기는 마쳐야했기에

다른 팀원들을 격려해야하는 팀장의 위치에 있었기에

죽을힘을 다해 버티기로 했었죠.

 

그래서 스리랑카 사람들의 수행의 장소인 아담스피크에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타고 가는길. 옆에 보이는 찻집이 예뻐서 차 한잔 하려고 내렸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 차는 마실 수 없었고 버스가 오지않아 한참을 걷다가 지나가는 트럭 히치했었죠.

 

 

몇번의 차를 갈아타고 겨우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성수기라 숙소도 겨우겨우 잡았었네요.

론리플레넷 달랑들고 숙소정보를 보고 갔으니 당연히 그랬겠죠. 여행자들은 다들 그 책에 의지하니...

그래도 새벽에 일어나 출발할 때 숙소주인이 따뜻한 차 한잔을 주더군요.

지금생각해보면...주인의 배려가 정말 따뜻했던 것 같습니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얀녀 쁠루앙 얀녀 쁠루앙~~"

할머니들의 "갈 수 있다. 갈수 있다"소리가 커지더군요. 

저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마음으로 같이 외쳤죠.

정상에 도착하니 이미 좋은 자리는 미리 올라온 사람들로 가득하더군요.

일출도 좋지만 너무 추워서 대피소 한쪽에 앉아 졸고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웅성대며 서둘러 나갑니다.

해가 뜨기 시작한거죠.

저도 서둘러 나가 꼭대기에서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해뜨는 장면 하나하나를 눈으로 마음으로 또 사진기로 담았습니다.

여기에 올라왔던 의지로 마음으로 잘 지내자고 다짐하면서...

 

운이 좋아야 피라피드 그림자를 본다고 합니다.

저는 운이 좋았네요~ ㅋㅋ

 

기분좋게 내려오면서 먹었던 로띠는 참 따듯하고 달콤했습니다.

다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정상에 있다는 아담의 발자국을 확인안했더군요. 

ㅋㅋㅋㅋㅋㅋ

 

문득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있는 요즘

그때의 마음이 생각나 회상해봅니다.

스리랑카의 캔디처럼 시원한 장수 하늘소마을에 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