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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희정/일상

아...참 행복하다~~~~

 농사물 팔아 생계를 이어가지 못하는 저희들입니다.

뭐...그럴려고 시골로 이사온 건 아니지만...농사를 시작하면서 몸은 많이 힘들고 생활비는 없고...

걱정하지 말라고 제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처자식 먹여살려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가득안고 사는 우리 신랑은

지난 달 부터 아는 분 소개로 집짓는 일을 하러 나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쉬고, 쉬는 날도 농사일 하느랴 쉬는게 쉬는게 아닌 봉석씨가

요즘 감기까지 와서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가장이 된다는건 저런걸까????싶을 만큼 안쓰럽고 딱합니다.

 

그래서 봉석씨가 쉬는 날에는 좀 쉴 수 있게 해 주려고 우리 모자 애쓰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집안일하고, 친구랑 좀 놀고, 닭들 돌보고, 자라고 있는 작물 돌보고,  생강 수확해서 팔고... *^^*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배도 고프고 지치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손이 꽁꽁얼은 인태가 저와 함께 수레를 잡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네요.

아이코...마냥 놀고싶은 어린아이인데...하루종일 일하는 제 옆에서 이것저것 거들고 그저 저만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인태를 보니...'아~~~행복하다!!!' 는 생각이 절로납니다.

인태가 저의 아들인것이, 함께 수레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들 인태가 있다는 것이 참~~행복합니다. 

 

양파모종입니다. 중간중간 자라는 풀들을 인태가 뽑아줍니다. 배가 나온 인태는 저렇게 앉아 뽑아주다가 '어~차...'하면서 일어납니다. 풀과 작물을 가려내는걸 보면 참 많이 컸다~ 싶습니다.

 

점심으로 춘미농장에서 주신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하나를 뚝딱 해치운 인태는 또 하나를 잡더니 혼자 껍질을 벗기면서 먹네요. 하하 양파껍질 열심히 까더니 고구마껍질은 쉽게 까네요~

 

마치 엄마 하이힐을 신는 아이처럼 저의 덧신을 신고 저렇게 좋아하네요. 하하하

 

코펠 밥그릇을 보더니 '밥~'하면서 인태가 상차림을 합니다. 누구를 위한 밥상일까요???? 설마 꼬꼬???

 오늘도 인태랑 함께 생강수확을 했습니다. 그러다 흙이 눈에 들어갔는지 눈을 감고 한참을 힘들어하더군요. '씻으러 갈까??괜찮아?" 했더니 "씻어요~"하면서 신나게 밭을 빠져나옵니다. 오잉? 인태가 갑자기 멀쩡하게 가네요~ "인태야 엄마 생강수확해야하는데?" 했더니...배시시웃으며 다시 밭으로 따라들어옵니다. 그래서 인태에게 멀칭한 볏짚을 한쪽으로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하는 것을 유심히 보던 인태는 제 손에있는 장갑을 가져다 끼더니 볏짚을 나르기 시작하더군요.

하하 요녀석 잘하네? 싶었는데 어느 새 고랑에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습니다. 그러더니 맨발로 신나게 돌아다니네요~

지금부터 끌지 않아도 되는데...^^;;;;

 오? 이건뭐지??? 맨발의 "인태스탈~~일~~~"

 

수확한 생강을 수레에 싣고 돌아오는 길 야채를 심어놓은 하우스에 들려 야채 몇 가지 수확했습니다. 그 중 쥬키니 호박하나가 엄청크게 자랐네요~슈퍼호박~~~ 오.....

이렇게 돌아와서 저녁에 땔 나무를 나르고, 화장실의 변을 퇴비장에 갔다버리고 나니 깜깜해졌습니다. 인태가 하늘에 뜬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네요. "어? 달님이 나왔네??? 안녕달님~~"하고 함께 손을 흔들었습니다. 하하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네요~ 사는게 별거있나요? 사랑하는 신랑있고 올말졸망 따라다니는 아들있고, 집과 밭이있어 먹을거리 키워먹으니 이보다 뭘 더 바랄 수 있겠습니까???? 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