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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머컬쳐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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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9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문턱. 눈부신 햇살이 땅에 내려앉을 때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보자. 도시의 아이들을 들녘으로 데리고 가면 선생님을 따라서 줄을 지어 가다가 으레 '와' 하고 뛰어가는 곳이 있게 마련이다. 바로 강아지 꼬리처럼 하늘거리고 있는 풀이 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풀에 손을 대며 예쁘다거나 강아지 같다고 감탄한다. 씨가 맺혀 무거운 듯 땅으로 숙인 풀의 머리를 간질이며 만져본다. 남자아이들은 풀을 꺾어 여자아이들 뒤로 가서 풀로 목을 간질이기도 한다. 강아지풀은 역시 아이들과 가장 친한 풀이다. 강아지꼬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개꼬리풀'이라고도 부른다. 강아지풀은 지금도 밭에서 가을햇살에 넘실거린다. 사진을 찍으면 금빛 테두리를 지니는 금빛강아지풀도 있다. 한 여름철에는 연한..
미국자리공 이 풀은 정말 궁금했었는데...찾았다!!!!!! 잎사귀가 원추형인 풀은 담배 잎사귀를 닮았다. 8월을 넘어서면 큼직큼직하게 잎사귀와 줄기가 뻗어나가면서 초록색 열매가 달리고 열매 끝부터 자주색으로 물들어간다. 9월이 되면 밭 가장자리나 길가에 붉은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탐스럽다.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보다가도 그냥 지나치고 만다. 머루처럼 매달려 있는 것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한다.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도 쉽게 받아들이질 못하는데 하물며 밭둑이나 길가에 피는 풀이나 나무 열매는 오죽할까? 그것이 바로 '자리공'이다. 자리공이라고 하지만 실제 미국자리공이 더 많다. 재래자리공은 미국자리공에 밀려나서 쉽게 보기 어렵다. 한국 재래종으로는 '울릉도 섬자리공'이 ..
소리쟁이 도심 보도블록 사이, 벽과 도로 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잡초들. 3월 쇠뜨기부터 4월의 소리쟁이, 5월 명아주, 6월의 쇠비름, 7월 닭의장풀, 개여뀌, 방동사니, 개비름, 피, 며느리밑씻개 등 '잡초'들은 연두농장 밭에도 어김없이 넘쳐난다. 봄부터 슬쩍 고개를 내민 이들은 한여름이 되면 번식력이 더욱 왕성해진다. 이런 잡초들은 약용으로 쓰임과 동시에 예로부터 민초들의 반찬 식재로도 사용되었다. 자급했던 시절에는 잡초가 식재가 되고 약초가 되었지만 '돈'이 없으면 굶어죽는 세상이 되면서부터 산과 들에 널려진 풀들은 '잡스런 풀'로 격하되었다. 몸보신을 즐기는 사람들은 잡스러운 풀들이 모두 한약재가 되는 줄도 모르고 돈을 들여 한약을 사 먹는다. '잡초'를 굳이 '돈' 주고 사 먹는 격이다. 밭에 잡초..
명아주 5월이면 명아주가 들판에 나오기 시작한다. 6월이 되면 비름과 명아주가 지천에 깔려 찬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신바람이 나지만 농장식구들은 풀맬 걱정부터 앞선다. 명아주는 6월경부터 꽃이 핀다. 여름내 작은 꽃송이가 피고지면서 7만 개가 넘는 씨앗을 맺는다. 명아주가 있던 밭이 아예 명아주 밭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명아주는 가을 즈음이면 잎이 붉게 물든다. 명아주는 그 줄기까지 유용하다. 명아주 줄기는 한해살이풀로 16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그래서 명아주 줄기는 지팡이로 사용되곤 한다. 심장마비와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어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면서 '청려장'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명아주를 '홍심리'라고 하는데, 가을 명아주잎이 붉은 심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 사람들은 명아..
꽃을마시자 - 산국 가을에 전국에서 볼 수 있는 들국화가 산국이다. 산국은 민간요법에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혈압을 내려주고 항균작용을 한다. 두통을 진정시키며, 머리를 맑게 해주어 차로 애용하지만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잠자리 곁에 두고 향낭으로 많이 사용한다. 또한 내장의 지방을 분해하고 씻어내므로 다이어트차로도 이용된다. 하지만 과용하면 설사를 하므로 적당히 사용한다. 산국을 따서 약간의 소금물에 씻어낸다. 씻어낸 산국을 찜통에 40초~1분 정도 살짝 쪄낸다. 쪄낸 산국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 밀폐된 유리용기에 담는다. 3~5송이를 끓는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국 - 노란 들국화, 내 베개 맡에 수면제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약이 되는 잡초음식), 2011.12.16, 도서출판 들녘)
꽃을마시자-호박꽃 호박꽃으로 차를 해먹는다고 하면 모두 의아해한다. 호박이 작게 열려가면서 호박꽃은 말라간다. 커다란 호박꽃은 그 자체로 소박하면서도 은은하다. 할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향과 멋을 자랑하는 호박꽃은 이뇨작용이 뛰어나고 당뇨에 좋다. 호박꽃을 딴다. 호박꽃을 덩이로 말리면 눌리고 흠이 간다. 호박꽃을 살짝 손으로 몇 갈래로 뜯어 그늘에서 말린다. 또는 프라이팬에 살짝 볶은 뒤 그늘에서 말린다. 말린 호박꽃을 밀폐용기에 담아놓는다. 호박꽃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2~3분 우린 다음 마시면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레시피 꽃차 만들기 차를 만드는 과정은 아주 쉽다. 제일 쉬운 방법은 그늘에 말리는 것이다. 쪄서 말리기도 하고 덖기도 한다. 설탕이나 꿀에 재기도 한다. 습기를 조심해서 예쁜 밀폐된 유리병에 ..
꽃을먹자 - 해바라기 한여름 해바라기가 줄지어 피었다. 해바라기씨는 오래전부터 간식으로 애용되었다. 평상시 식용유와 육식을 피하는 대신 호두, 잣, 땅콩, 해바라기씨와 같은 견과류를 섭취하면 살도 찌지 않고 영양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해바라기씨는 텃밭이나 밭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심어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해바라기도 꽃잎을 이용해서 차를 만든다. 해바라기는 혈압을 내리며 어지럼증을 약화시킨다. 성분이 달고 따뜻하여 감기 기운도 가라앉힌다. 해바라기꽃잎을 따서 소쿠리에 펼친 후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린다. 4~5일 말린 다음 유리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꽃잎을 4~5장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 마시면 그 맛이 달다. [네이버 지식백과] 해바라기꽃차 - 머리가 무거워 고개 숙인 해바라기, 씨도 먹고 꽃도 먹고 (숲과..
쇠뜨기 2월 말 보리씨앗을 뿌리는 날, 밭 주변을 보니 연갈색의 쇠뜨기가 가득하다. 쇠뜨기를 먹을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다. 쇠뜨기는 소가 잘 먹는 풀로 이름도 '소가 뜯는다'라는 뜻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 겨울의 소는 지푸라기와 갈댓잎을 먹고, 수확하고 남은 곡식의 껍데기를 먹는다. 콩껍질, 수숫대를 비롯한 곡물의 '쓰레기'는 겨울철 소와 닭들의 식량이다. 그래서 예전의 소농가에서는 흔히 밭을 가는 소와 몇 마리 닭을 키우곤 했다. 소는 농부의 자식처럼 귀한 일손이었지만 자식의 공부 밑천으로 팔려나갔다. 닭들은 아버지나 장남의 밥상에 올라가던 달걀을 낳아주었고, 딸이 시집가면 사위의 밥상에 올랐다. 수확한 곡식의 잔여물은 밭에 퇴비로 남겨지거나 소 혹은 닭의 먹이가 되었다. 버려지는 것이라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