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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우리밭 두더지들의 재앙이....ㅠ.ㅠ

모종 옮겨심을 준비를 하는데, 두둑이 쑥쑥 꺼집니다. 
뭐지? 하고 봤더니 두더지 굴...

예전에는 그 길이가 짧았는데, 이제는 두둑 전체를 다 ....
심지어 굴이 하나였다 두개였다 
옆으로 빠지는 굴까지보면 우리 밭 전체가 두더지들의 터전이 된 듯 하네요.

처음에는 "이자식들이...."화가나서 굴을 무너뜨렸는데, 
어느 순간 두더지들이 거대한 재앙으로 당황해 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내 괭이가 스쳐가면서 화들짝놀라 꿈틀거리는 지렁이들
구멍 숭숭 개미들이 먹을거리를 잡고 부산스럽게 나르는 모습들...
내가 원하는거 심겠다고 한 두둑에 다양하게 자라는 풀들을 마구잡이로 잘라내는 내가 이들에게는 폭군이겠다 싶으니 한동안 밭에 가만히 서 있게됩니다.

"여기는 내땅이야!" 라고 마음으로 우겨보지만
여기가 언제부터 내 땅이었는지...
여기 살고있는 녀석들은 언제부터 살고있었는지
경운하지 않은지 3년...
최소 이 기간 차근차근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었을텐데...

어떻게 같이 살 수 있을지 고민과 과제를 안고 다시 밭으로 갑니다.
아직은 이 굴을 무너뜨리고 내가 원하는 작물을 심겠지만...

채취해서 먹고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우리 밭에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기위해 시간을 내서 그들에 대해 더 배워야겠습니다.

인태가 읽었던 땅속생물이야기책의 그림들이 마구마구 생각나네...